3년 만에 찾아간 연변 부모님 댁은 예전과 큰 변함없이 어머니의 소박함과 성실한 배려가 묻어 있었다.

짐이 없는 생활

서울에 있는 우리집보다 작은 크기지만 한결 넓어 보이는 공간에 집안 구석구석 필요하실 만한 살림을 찾아봤다. 특별할 것도, 특별한 것도 없는 공간. 어머니께서는 "이젠 여기서도 왠만한 것은 다 구할 수 있다"며 떠나오기에 앞서 필요한 것을 묻던 내게 손사래를 치셨던 터였다.

"뭐 별로 짐이 없으시네요". 거실 가득한 화분과 이번에 돌아오셔서 사오신 작은 어항 속 친구들을 빼면 사실상 거의 없는 세간 살림에 무심코 말이 나왔다.

"여기서는 짐이 없이 사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단다". 돌아온 어머니의 말씀 속에 담긴 평범한 진리. 그러고 보면 난 온통 서울에 두고 온 짐들에 대한 걱정뿐이었는데, 단촐함이 주는 온전한 믿음과 자유를 부모님은 이미 누리고 계신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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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미학

서울 집보다도 따뜻한 연변 집안의 분위기는 내게도 모처럼 여유로운 아침 맞이와 함께 부모님의 기쁜 웃음 소리로 시작됐다. 짐이 없이도 어머니의 섬김으로 풍요롭게 채워지는 일상을 누리며 다시금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됐다.

우리 영혼의 여유로움은 물질의 많고 적음이나 장소의 크기, 상황의 급변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끊이지 않는 사랑으로 인해 찾아올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새로 살 집을 알아보며, 물질의 규모를 재고, 항상 다른 사람과 상황을 탓하기에 익숙했던 내게 어머니는 그저 평범한 그분의 삶으로 모든 것을 말씀해 주고 계셨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