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어제 밤에는 조금 더 늦게 잠들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새벽 알람을 끈 뒤 침대 위에서 여러 고민이 더해졌다. '조금 더 자면 안될까' 그렇게 전날 밤 일찍 잠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몸을 일으킨다.

여유 vs. 게으름

아직 잠이 덜 깬 거울 속 내 모습에 미소지으며 하루 일과를 준비하는 때, 따뜻한 물을 얼굴에 비비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나눈 명사와 어울리는 동사들을 떠올려 보니 여유에는 '부리다', 게으름에는 '피우다'가 일반적인 듯 했다. 곧 여유가 어떤 목적 속에 안정감을 갖고 다스려지는 개념이라면, 게으름은 소진되고 어딘가 불안한 딴 짓 하는 모습이랄까.

여유있는 사람은 자기의 삶을 이끌어 가지만,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다른 일들에 이끌려간다. 우리가 찾고 누리고자 하는 것은 게으른 일상이 아닌 여유로운 삶이고, 언뜻보면 늦은 아침을 깨우는 것과 같이 겉으로 유사해 보이는 움직임도 내게 주어진 오늘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대하고 있는지가 여유와 게으름의 큰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아침 출근길

어느새 분주해진 거리로 차를 몰고 나서는 길. 월요일 아침 도로 위로 나온 이들 대부분 바쁜 하루를 재촉하는 듯 싶다. 집에서는 분명 여유를 생각했는데 정작 내 앞에서 '여유 부리는' 차를 만난 상황, 마음 속 생각은 금세 사라지고 어제 밤 게으름을 피우던 조급한 샐러리맨으로 다시 회귀하는 순간이다.

그러고 보니 비단 시간만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도 여유가 자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된 말로 중시하는 '하차감'에 해당하는 비싸고 크고 빠른 차들도 결국 재정적, 공간적, 시간적 여유를 찾고 싶은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비록 새 차는 아니지만, 좋은 말씀과 음악을 듣고 내 앞의 공간을 내어주며 약속된 시간과 장소로 여유롭게 향할 수 있는 여유로운 '승차감'을 갖고 싶어졌다.

여유 찾기

어젯밤 나를 늦게 잠들게 한 것도 실은 재정적 투자를 어디에 해야할지 고민하던 내 모습이었다. 더해진 감사함보다 그 다음을 찾기에 분주했던 시간 속에서 무엇인가를 쫓아가기 위해 정신 없이 헤매는 모습이 결국 아침의 작은 여유를 뺏어간 것이 아닐까. 게으르게 살지 않았다고 위안하면서도 정작 삶의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여유로운 삶. 지금 이 순간 내 안에 주어진 여유를 찾고 그것을 충만하게 누리는 시간이 더해지길 소망해 본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