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진 회사를 오가는 유일한 노선 버스. 출퇴근 시간에 그나마 빠른 배차간격이 30분 안팎, 일반적으로 40~50분 간격으로 오는 버스를 그래도 고집하게 되는 이유는 우선 갈아타지 않아서 좋고, 무엇보다 언제 올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단편화된 세상
 
다양한 형태의 기록이 빠르고 쉽게 보관되고, 제법 오래된 사진들과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지만, 현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는 아직 단편적인 때가 많다. 새로운 소식에 더해지는 짧은 평가와 감정적 서술들이 또 다른 반응들을 만들고, 이에 반대하는 생각을 가진 이들 또한 다른 의견을 유사한 형태로 드러냄에 따라 사회적 갈등이 확대된다.
 
그러고 보면 같은 사실도 언론별로 보는 각도에 따라 전하는 내용이 너무도 상이한 때가 많은데, 선호하는 내용을 먼저 보여주는 포털 덕분에(?) 나의 사고방식과 익숙한 기사를 중심으로 읽고 들으며 반대된 입장과는 오히려 멀어져 가고 있다. 인류가 접해 보지 못했던 너무 많은 소식들이 나타나는 요즘이기에 이러한 단편적 반응들이 많은 것 아닐까 싶기도 한데, 사실 빅데이터의 역할은 이를 처리하고 해석해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데 있다.
 
이념과 현실
 
다소 고루한 얘기지만 이념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회사와 학교의 덕택으로 다양한 이론들을 배우고 예전에 몰랐던 얘기를 듣게 되면서도 내게 남아있는 질문은 그래서 이러한 이론적 성취와 발견을 현실 속으로 어떻게 가져올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러한 해결과 회복은 분명 단편적인 일이 아닐 뿐더러, 문제를 확인하고 처방을 제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가령 과연 최저시급 인상의 필요성을 이전에는 몰랐을까? 그렇게 올라간 숫자의 만족감보다 낮은 경제적 현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또한 힘든 과거를 안겼던 일본의 과오는 우리가 언제까지 붙잡아야할까? 비록 의로운 결과라해도 같은 판결을 바라보는 일본의 반응은 예측할 수 없었을까.
 
오늘의 작은 수고 더하기
 
지난 달 일본 Hitotsubashi에서 만난 교수님들과 기업인들,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이들은 모두 '현실적'이었다. 일본의 초고령화 사회를 주제로 일 주일간 논의된 내용들은 누구에 대한 비판과 걱정이라기 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실제적인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시간이었다. 복잡한 세상에서도 인구구조의 미래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에, 가능한 해법들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예측 가능성 - 일본 히토츠바시 세미나

슬프지만 동일한 - 실제 수치는 더욱 심각한 - 현실이 우리나라에도 곧 다가옴을 바라보며, 미래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그저 반응하고 대응하기 바쁜 우리 모습이 아쉬울 따름이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비록 오늘 쌓은 벽돌 하나가 작아 보일지라도 계획과 전략이 있다면 후세를 위한 위대한 건축물이 될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그저 장벽으로 남게 될 것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