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서른을 맞이할 시간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근래 달라진 계란 포장에도 이전 표현 그대로 옮기면 “계란 한 판” 이 되는 시기. 굳이 만[滿]으로 따져 요리조리 늦출 수도 있겠지만 결국 닿아야 할 나이, 서른.

효율과 효과

최대한 적은 투자로 가능한 많은 양을 얻어내는 것이 효율efficiency 의 경제다. 지금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전력하고 있는 바와 같다. 13 억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이 되어버린 중국, 씨만 뿌려도 한 해동안 세 번 추수할 수 있는 베트남의 곡창지대가 그 예다.

그렇다면 일정 규모 이상의 경제 수준과 고급 인력을 갖춘 경우는 어떨까? 비용이 커지고 노동 시장이 고도화 된 경우, 커진 분모로 인해 이미 효율의 경제에서는 멀어지게 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올바른 방향에 입각한 효과effectiveness 의 경제다.

선택과 집중

높은 효율로 치고 올라오는 신흥 개도국들의 거센 도전과, 기득권을 최대한 활용한 수성에 몰입하는 선진국들의 틈바구니 속에 놓인 우리. 그동안 여러 산업에 걸쳐 두루 성장할 수 있었던 효율의 동력이 쇠퇴하는 시기에, 우리에게 가능한 선택된 하나에 자원을 집중하여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 내는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에게 압도되는 포스를 느끼고,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나는 한 놈만 패” 라는 유오성의 대사에 뭔지 모를 필이 꽂혔다면 이미 “집중”에 대한 힘을 알고 있는 경우라 하겠다. 다만 최근 집중으로 얻는 효과적 생산 결과를 정치적 목적으로 분산시켜 비용만 키우려는 정부의 시도에는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통찰을 요청하고 싶다.

올바른 방향성을 전제로

정말 돌이켜 생각해 보면 유년기, 청소년기에 내 머리가 누린 높은 효율의 학습 성과를 왜 그렇게 맹숭맹숭 보냈는지.. 후회가 가득한 마음 금할 길이 없지만, 서른을 맞이한 시기. 이제는 꼭 필요한 하나, 그 다음의 전략을 위해 집중해야 할 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앞으로 예측 가능한 경우의 수와 지금까지 성장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내게 가장 적합한 일을 “선택”하는 것은 효과적인 집중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Key가 된다. 올바른 방향성이 없이는 올바른 선택이 있을 수 없고, 또 다시 집중하지 못해 다른 길을 탐색하기란 쉽지 않은 일.

서른 즈음. 다시 한 번 내게 주어진 비전과 소명에 대한 분석과 지금의 내 모습을 냉철하게 돌아볼 때이다. 그저 편한 길을 가는 것은 그 분의 뜻이 아니기에, 더더욱..

-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