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4 월 9 일 (수) 밤 - 하루 종일 찌뿌둥한 날씨.. 내 마음 그대로야.

신입 사원 연수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간 하나는 바로 우리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역사를 체험하신 “선배님과의 대화” 다. 나 같은 햇병아리들에게는 너무 높은 분으로만 느껴지는 분들과 인격적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언젠가 전사 CFO (최고재무관리자, Chief Financial Officer) 님을 뵌 적이 있다.

사실 그 시간을 앞두고 우리 입사 동기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어떤 동기는 요즘과 같은 경제 체제에 있어 CFO 의 상황 판단 능력과 견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 분의 날카로운 판단과 프로페셔널리즘을 보겠다고 들떠있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뵌 CFO 님의 모습은 우리의 예상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대화 시간 내내 보여주신 유연함은 물론, 최근 우리 회사의 주가가 이유없이 떨어졌다며 “해당 회사의 CFO 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으니 널리 소문을 퍼뜨려달라” 는 강한 의지가 담긴 말씀을 부드럽게 전해 주기도 하셨다.

“교회에서 가장 십일조 많이 내는 성도가 되는게 소원” 이라는 말씀을 하신 CFO 님은, 앞으로 우리 회사의 더 높은 위상과 역할을 위해 함께 매진할 것을 요청하시며 말씀을 마무리 지으셨다.

놀라운 것은 이후에 신입 사원들 사이에 나타난 반응이었다.

대화의 시간을 마친 후, Feed back 을 요청하시는 대리님께 한 동기가 CFO 님에 대한 느낌을 이렇게 전했다. “잘 풀리신 분 같습니다.”

건방진 표현일 수도 있지만 하나님을 믿는 내가 믿음의 선배로 CFO 님을 다시 바라보니 참 훌륭한 칭찬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CFO 님의 말씀에는 겸손함이 베어있었고, 그 분이 직접 자신의 능력과 업적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미 그 분에게 주어진 자리가 이를 대변하고 있었다.

거기에 덧붙여 아들 뻘되는 신입 사원들과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여유로움까지. 세상 어디보다 냉철하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자리에서 그만한 그릇을 갖춘 분이라면 하나님께서 놀라운 은혜와 사랑으로 이끌어 주셨음이 틀림없다. 그렇게 “잘 풀리신 분” 이셨던 것이다.

이렇게 전해진 CFO 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한 동기는 모은 돈으로 우리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고, 진정 회사와 함께 성장할 것임을 스스로에게 확인시켰다. 나 같은 공돌이(Engineer) 들은 그 다음 주에 이어진 재무 회계 시간에 눈에 불을 켜고 경영 마인드를 쌓았고…

어느새 나의 목표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잘 풀린 삼성 그룹의 핵심 인재” 가 되고 있었다.

내가 막연히 갖고 있던 고민을 자기의 삶으로 실천하고 계시는 大선배를 알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덧붙여 지식쌓기) CFO 는 어떤 자리일까? CEO 와의 차이는?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