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목사님을 모시고 영화를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청년부 LTC과정 중에 접한 모처럼의 영화관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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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위대한 침묵은 프랑스의 알프스 지대에 놓인 수도원 안의 이야기다. 수 십년간 외부의 세계에는 절대 공개되지 않았던 이 곳의 비밀이 수도원에서 함께 생활하며 카메라를 돌린 감독의 열정과 함께 다큐멘터리 독립영화로 제작되어 알려졌다.

카르투지오 수도원. 같은 수도원이 우리나라에도 있다고 하는데, 지도를 찾아보니 경북 상주 근처였다. 영화 속에서도 "서울로 간다"는 수도사분의 대사가 들리기도 하니, 참조하시길. ^-^ 철저하게 고립된 지역을 골라 지어진 수도원 안에서는 어떤 일상이 존재할까.

침묵의 인터뷰

3시간 가까이 되는 상영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 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영화를 번역하신 분은 참 민망했을 것 같다.. 는 생각도 들었다. ^-^ 장면 장면마다 검은 색 암전과 함께 불어와 독일어로 적힌 말씀과 Comment가 이어지는데, 조금은 다르게 번역된 성경 말씀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해도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암전이 끝나고 새로운 Scene이 시작될 때마다 전해 진 "침묵의 인터뷰". 수도원에 계신 신부님들의 한 명 한 명 얼굴이 카메라 가득 잡히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이 반복되자 내 안에 오히려 그 분들이 한 마디의 말보다 더 큰 이야기를 보여주고 계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내 스스로 갖다 붙인 표현이지만, 멋지다. "침묵의 인터뷰".

기승전결

수도원의 사계..라고 해도 좋을까. 겨울에서 시작된 장면은 이내 봄을 맞이하고, 새로 수도원에 들어온 이들의 일상과 헌신 가운데 조용한 묵상과 기도가 반복된다. 다시 겨울 장면이 찾아오면 말 그대로 Snow Sliding을 즐기는 수도사 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순간 닫혀진 수도원의 생활을 기웃거리던 우리가 오히려 그 분들에게 밖에 속한 우리의 생활을 도촬당한 묘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어느새 영화를 본지 오래되어 지금도 상영 중임은 알 수 없지만, 모처럼 찾아가 본 안국동 → 삼청동 길도 쌀쌀했던 날씨 만큼이나 정겹게 느껴졌다. 집과는 지하철 2 정거장. 밤 늦게 끝난 영화였지만 내 스스로에게 부릴 수 있던 여유도 침묵의 공간 만큼 소중할 따름이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