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8월 26일 (주일) 늦은 밤 - 좀 더웠지만.. 시원한 곳을 돌아다니다보니, 더운줄도.. ^^;;

다음 주부터 개강하는 학교들. 여러 교회 선후배들로부터 전해 온 질문은 “이제 복학하니?”.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실은 난 우즈벡에 가기 전에 복학 신청 접수 기간이 해외 봉사 기간과 일치함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무런 대책없이 봉사를 준비해 떠났었으니.. 어찌 보면 복학 신청 기간을 놓쳤다고 하나, 실은 내 마음 한 구석에 “좀 쉬어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듯 했다.

군 휴학은 기본이 3 년이기에, 때 마쳐 군 입대한 나는 솔직히 이번 학기에 복학할 경우 일반적인 군 제대 학생보다 한 학기를 일찍 마치게 된다. “코스모스”.. 라고도 하는 예쁜 졸업식..

하지만 “좀 쉬겠다” 는 내 생각은 예쁜 “코스모스”를 무더위 속에 놓쳐버렸고, 이내 ‘휴식’ 이라는 근본 목적(?) 도 내려 놓아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휴학 기간 중 내가 찾아야 할 일상의 모습들이 하나 둘 씩 확인 되었기 때문이다.

  1. 오전

군 복무 중 재택 근무와 토요일 출근 형식으로 근무했던 회사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될 것 같다. 이번에는 프리랜서, 재택근무라는 꿈의 형식(?)이 아닌, 오전 출근, 점심 시간 없이 일한 뒤 1 시 퇴근 형식이 될 전망이다.. 역시.. ‘재택근무’는 내가 유능해서가 아니라, ‘군인’ 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T.T

2) 오후

ELS. 뭐의 약자인지도 모르는 이 엄청난(수강료) 학원을 다니게 됐다. 실은 몇 년 전에 나는 강남역에 위치한 이 학원을 다니는 사람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었다. 비싼 학원에서 공부하고, 비싼 유흥을 찾는.. 왠지 나하고는 다른 사람들로. 하지만.. 이제 내가 여길 다니게 되다니.. 이런..

3) 저녁 (저녁도 오후죠? 그쵸..? 그럼.. 어쩌지..? 밤?)

컴퓨터. 흠.. 결국 ‘영어’ 와 ‘컴퓨터’ 다. 글쎄.. 내 비전과 뜻은 더 구체화가 필요하지만, 무엇을 하든 이 두 가지가 확실해야 겠다는 생각에… MCSE (마이크로소프트 인증 시스템 엔지니어) 라는.. 힘든.. 자격증에 도전한다. 역시.. 비싼(!!!) 학원.

4) 휴학생의 돈주머니.

그럼.. 이 비싼 학원들의 수강료와 앞 가림(?)은 어떻게 하지?
돈을 벌어야지.. 회사에서.. 아.. 아…
(솔직히 용진이의 회사 월급은 어디까지나 ‘아르바이트’ 수준이다.)

5) 대안

어느덧 50 을 넘으신 어머니께서 다시 싸주시기로 한 도시락.
역삼역(회사) -> 강남역(영어) -> 삼성역(컴퓨터) 로 이어지는 지하철 2 호선, 테헤란로의 한 복판을.. 그냥 걷는거야. 튼튼한 두 다리로…!
회사작업,영어교재,컴퓨터교재 등에 짊어지고,
어머니가 싸주신 보온 밥통을 손에 들고…
꾿꾿하게 테헤란밸리를 횡단할 용진이의 모습.. 자라나는 소리, 쑥쑥!!

6) 그래도 휴학인데?

주말에는 놀아야지…만..
벌써 우즈벡에 있는 동안 성가대를 소홀히 한 탓에, 목소리는 이 만큼 뒤쳐지고.. 찬양에 대한 열정 만으로는 봉사하기 힘들 것 같은 의구심..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있는 생각.
‘그래도 휴학인데.. 뭐.. 그렇게 바쁘겠어?’

7) 가장 중요한 것.

우즈벡에서 정성헌 목사님이 일깨워 주신 “비전 과 소명”. 이걸 찾아야지.
더 이상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의 근본 원칙만 말하고 다니지 않겠다.!!
이제는 “how to…?” 에 답해야 할 때..

(어제 오늘… 일기가 완전히 두서 없이 흘러간다.
생각이 늘어만 가는 때, 빨리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