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lanta 로 향하는 비행기 안. 처음으로 영화 “킹콩”을 봤다. 예전에 몇몇 친구들이 ‘킹콩이 죽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릴 뻔 했다’ 는 말을 믿지 않았는데, 막상 장거리 비행기 안에 갇혀 킹콩을 보다 보니 어느 정도 그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하구.. ^-^;;
요즘 내가 발견한 내 안의 약점은 바로 ‘기다리지 못한다’는 것. 킹콩을 하나의 친구로 인식해 버리기도 전에 앞선 두려움으로 ‘끝장을 봐야했던’ 배경처럼, 지금 내 안에는 목표를 향한 꾸준한 여정없이 빠른 결과를 기다리는 모습이 많이 있다.
지하철 안에서
아직 정밀 진단을 받지 못했지만, 몇 주 전 지하철 안에서 내가 쓰러지는 그야말로 기막힌 경험이 있었다. 친절한 의사 친구 덕에 설명을 들어보니 “부교감 신경의 과도 항진”. 아직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침에 급히 집을 나설 때면 아파오는 배도 소위 ‘신경성’이라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 보다 일상에 대한 욕심과 조바심이 내 개인적인 필요를 다른 가치보다 우선에 놓으려 하고 있다. 회사에서 한 두 해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진 “말하기”는 이미 “듣기”의 영역을 침범한 지 오래. 스스로 판단했던 ‘듣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해 버리지 않을까.. 듣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장의 기회를 이미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성실한 기다림
나 역시 한때는 ‘터프한 운전’을 즐겼지만 ^-^v;;; ㅡ 운전을 하다 막무가내로 끼어들고 달려가는 다른 차를 보면 ‘실제 일상에서도 그렇게 시간을 절약할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운전하는 ‘순간’에 대한 조급함이 큰 손실을 맛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왜 무모한 일을 더하게 될까.
최근에 종잣돈을 모아 투자한 펀드 역시 나는 매일매일 수익률을 확인하기 바빴다. ‘적어도 1년’은 잊어 두기로 했던 투자 초기의 약속을 잊어버린듯.. ㅡ 참고로 주식 시장은 최근 급락했다. ㅠㅠ 엉엉..
반면에 하루 일본어 20 단어를 외우고 건강을 위해 20 개의 Push-up 을 하기로 했던 계획은 늘 작심삼일. 시험이 다가와서야 몰아치는 스타일은 3학년 때 버릇 여전하고, 직장인이 되어서 더욱 필요한 가치인 “성실함”은 이미 내 우선 순위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인내와 성실
조금 귀찮은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고, 조급한 때일 수록 기다리며 결과를 바라볼 수 있는 인내와 성실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이다.
그저 당장의 결과나 상황이 주는 필요에 목말라 하지 않고 긴 안목에서 계획과 목표를 바라보는 넉넉한 여유. 인내와 성실이 가져다 줄 평안함을 사모하고 싶다.
-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