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9 월 28 일 (토) 늦은 밤 - 좋은 날씨, 좋은 하루

그(녀)는 오늘도 어김없이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를 켠다. 부팅 시간이 오래 걸려서인지는 몰라도, 집에 와서 옷을 갈아입고 잠깐 씻는 행위보다 우선하여 컴퓨터를 켜는 것이다. 그러지 않았다고? 이미 다른 가족에 의해 컴퓨터의 전원이 켜져 있지 않은지를 살펴보라.

이어서 1 시간여의 채팅과 커뮤니티 방문, 잡다한 글 남기기와 약간의 미소가 모니터 앞에 머문채 오늘 밤, 집에서의 일상은 마무리 된다. 하루 1 시간. 1/24 일은 사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아니라고 자위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애석하게도 우리는 컴퓨터 안에서 벌어진 1 시간의 일에 대해 몇 배, 때로는 몇 십 배의 일을 더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만난 친구를 밖에서 만나야 하고, (우린 이것을 ‘오프라인’ 이라는 다른 세계로 정당화한다) 아니면  정작 공부는 뒤로 한채 인터넷 안에서 생긴 고민을 가져와 책상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괜히 누군가 자기를 봐주리라 하는 기대감에 그 짧은 대화명이라도 의미있고 길게 적어보려는 노력은 또 어떠한가?

인터넷이 가져다 준 정보화의 풍요로움은 이토록 오히려 인간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정보의 양을 더해 우리의 시간을 줄여버리고 말았다. 몰라도 될 것을 알아서 슬퍼한 적이 있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사실 이미 40 대를 넘으신 어른 분들에게 인터넷이라는 “엄청난 도구” 를 배워 정보를 구해보라는 것은 무리다. 인터넷이 그렇게 합리적인 도구라면, 차라리 그 분들에게 익숙한 옛 방법을 지켜드리는 게 도리가 아닐까. 사실 그 때는 불편함이 없었다.

집에 돌아온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식사도 마다하고, 가정에 돌아온 아버지가 밤새워 모니터를 주시하며 바둑과 고스톱을 하고, 살림을 돌보던 주부가 낮 시간부터 홈쇼핑과 채팅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가정이 실제로 나타나는 현실이다.

물론 인터넷 공간에 개인 홈페이지라는 것을 떡 하니 만들어놓고, 들어오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나 또한 이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반드시(!) “주도적인 (Pro-active) 사람” 이 되라는 것이다.

매일 하던 인터넷을 이틀에 한 번만 해도, 사실 우리의 삶에는 그렇게 큰 지장이 없다. 한동안 지방이나 외국에 있느라 인터넷을 못했던 시기를 떠올려보자. 인터넷은 우리 생활과 동떨어져 있기에 매일 찾아가 봐야 할 ‘또 다른 세계’ 가 아니다.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인터넷보다 충분한 경험이 가능하며, 그러한 방법과 행동 양식을 갖고 있다.

사실 이미 현명한 많은 사람들은 우리와 같이 인터넷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이용해 매우 큰 가치와 자기 이익을 얻어내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접속하는 프리챌이 그렇고, 별 뜻 없이 클릭하는 광고 배너가 그렇다. MSN 이라고 반복하며 불리는 메신저의 브랜드 가치는 껑충 뛰고 있고, 평소 남 좋은 일 한 번 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던 우리는 이미 이들에게 상당한 기여를 했음이 틀림없다.

사람은 창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존재이다. 더 이상 인터넷이라는 도구에 매달려 가기 보다, 그 도구를 이용해 누릴 수 있는 최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길 소망한다. “만들어진 인터넷” 이 아니라, “인터넷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은 더해질 것이다.

인터넷에 빼앗긴 우리의 시간을, 다시 인터넷으로 찾아야 할 때이다. 얼른 둘러보자. 용진이 홈페이지는 그 만한 가치가 있는가^^?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