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1 월 21 일 (월) 아침 -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많이요..
불과 10 년 전에는 이런 날에 집에 있지를 못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교통 혼잡을 걱정하게 됐습니다. 멀리 움직일 약속이 없는 월요일이 다행스럽게 느껴지네요.
제게는 군생활을 하며 역삼동의 한 회사에서 시스템 관리를 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큰 축복이었지요.. “군대” 라는 고정된 틀 안에서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기쁨은 주님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회사나 학원에서 일정한 급여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오는 3 월이면 복학과 함께 일을 내려 놓으려 하는데요, 물론 이후의 제 주머니 사정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물질과 시간을 귀하게 사용하는 지혜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곧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 영어 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는 직장인 아저씨께서 제게 “다른 많은 기회를 찾아보라” 고 하시더군요. 전 제가 4 학년인데다, 이제는 세워놓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가 아닐까요.. 라고 조심히 답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선배’ 이신 그 분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학생이라는 자리에서, 누구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세상을 마음껏 누리고 직장으로 들어와도 충분하다.” 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는 자신이 대학생일 때, 여행 한 번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외국에 나가 보지도 못한 것이 큰 아쉬움이라고 하시더군요. 결국 취업과 결혼으로 이어진 평범한 일상 속에,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던 때가 그립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 아직 스키장에도 한 번 가보지 못했구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많이 가능해진 어학 연수나, 서구권 나라로의 여행도 다녀오질 못했습니다. 군 입대 전 틈틈이 우리나라 몇 곳으로 여행을 훌쩍 떠나기도 했었지만, 아직 지리산과 설악산에도 가보지 못했지요.
마지막으로 그 아저씨는 이런 제 아쉬움이 “나이가 더할수록 커질 것” 이라는, 조금 믿기 싫은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하긴.. 막상 아르바이트라도 ‘직업’ 을 갖고 보니 작은 모임이나 사람들과의 약속을 하는 것 부터가 쉽지 않은 일인 것이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얼마전 부터 제게 날아오는 세미나 초청장과 여러 전시회 소식은, 무료로 갈 수 있는 “초청장” 임에도 하루 4 시간 밖에 안되는 학원 강의와 중복되어 갈 수가 없네요.. 복학하면 더욱 분주해질 제 모습이 상상이 되어 더욱 아쉬움이 큽니다.
공부, 공부, 공부.. 만 해도 뒤쳐질 것 같은 세상에서 자꾸 다른 이야기를 드려서 죄송하네요. 아침부터 예쁜 함박눈이 내리는 창 밖을 보니, 못내 “일탈” 을 꿈꾸게 된 모양입니다. (^^) 지금 여러분에게 찾아온 시간과 그 안의 작은 ‘기회’들을 찾아보세요. 큰 열매를 맺는 방학되시길 소망합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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