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시카고 학파 교수님의 명강의야. 꼭 들어봐”
그렇게 시작됐다. 공대 전공에다 해외 영업, 이제는 인사 업무를 하고 있는 내게는 아직 쉽지 않은 “재무관리” 수업. 선배의 권유는 배움의 현실이 됐지만, 그래도 교수님 강의는 명성대로 진짜 명강의다.
2008년
벌써 10년전. 내 기억에는 당시 멋모르고(?) 가입했던 미래에셋 인사이트펀드의 어마 무시한 마이너스 수익률을 결혼을 앞두고 바라봤던 시기이자, 신혼여행을 떠나며 또한 어마 무시해진 환율 앞에 ‘그나마 여행상품을 일찍 결제한게 다행’이라며 생각보다 값 비싼 식사를 -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기에 ㅎㅎ - 지불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그 때 당시에 일어난 미국 금융가의 일화들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거기에 체계적인 금융지식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담아 정리된 놀라운 수작이다. 드라마 같다 표현했지만 기재된 내용이 창작된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책 속에 서술된 실제 사건들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읽기 쉽게 펼쳐진다는 뜻이다. 이 만큼 친절한 경제위기 설명과 용어 해설은 다른 책에서는 분명 찾기 어려울 것이다.
구제 금융
다만 사실을 관통하는 저자의 관점은 책을 통해 일관되게 느낄 수 있는데, 최혁 교수님은 금융위기가 파생상품의 폐해나 자본주의의 위기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며 이러한 도구를 통제하지 못한 것과 스스로 치뤄야 할 대가에 국민의 세금인 정부의 구제금융이 천문학적으로 동원된 점, 또한 이로 인해 건강한 재정을 유지해 온 이들이 역차별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자본주의에서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현상에 대해 예리한 지적을 더한다.
또한 교수님은 인센티브 측면에서의 대리문제(agency problem)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자기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을, 누군가 대신 부담해 준다면 서슴치 않고 하게 되는 현상”으로 설명하며, 특히 기업경영과 금융회사의 운영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국가가 할 수 있는 일
참고도서인 이 책과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현재의 경제학 사조의 큰 두 가지, 새고전학파(New Classical)와 뉴케인지언(New Keynesian)의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을 알게 된 것도 큰 유익이 아닐 수 없다. 경제의 흐름에 있어 시장의 참여자들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서로 다르게 바라보는 두 분야의 시선은 새로운 배움을 더하는데 큰 흥미가 아닐 수 없다.
다만.. 벌써 3 번의 수업을 통해 재무관리 Syllabus의 3분의 1을 도는 지금.. 여전히 어렵다. 당장 이번 주말 퀴즈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주어진 과제도 아닌 독후감을 쓰고 있는 나의 모습. 재무관리를 대하는 공대출신 경영대학원생의 이런 시선은 새로운 분야라기보다 ‘딴 청’에 가까울테니, 어서 공부나 제대로 시작해야겠다. ㅎ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