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년 5월 10일 (목) 늦은 밤. - 날씨 참 좋았죠.. 방에서 회사일 했답니다..

올 해에는 이상하게도 우리 부대의 운동 경기 성적이 좋지 않다. 작년까지만 해도 선발된 선수들의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경기 운까지 좋아 결승까지 7 종목 중 4 종목이 올라갔었다. 마지막 서로 다른 종목의 결승전이 중복되어 어디로 응원가야 할 지 망설였을 정도였으니..

그런데 올 해는 영.. 시원치 않다. (내가 뛰지 않아서 그런감..? ^^; ) 특별히 관람할 경기가 없던 오늘은 일찍 방에 돌아와 밀린 회사 일을 했다. 저녁이 되니 갑자기 막사 앞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는데.. 바로 밑의 선임병장이 여자 친구가 준비해 올 고기로 바베큐 파티를 한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미군들이 하는 숯불 바베큐와 달리, 우리 카투사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바베큐 파티에는 한계가 있다. 우선 숯에 불을 붙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주로 고기 외에는 다른 메뉴(반찬) 이 없기에, 작은 그릴 위에 올려진 고기들은 익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그런 바베큐 파티를 내 밑의 선임병장이, 그것도 여자 친구를 통해 후임병들을 위해 연다니.. 참.. 고맙다고 해야 할 지, 미안하다고 해야 할 지, 망설여질 정도였다.

맛있는 고기를 많이 먹고.. (난 어느덧 ‘왕고’가 되어선지, 바베큐 파티의 부족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너무 편해도 큰 일인데..) 여자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선임 병장을 뒤로 놓아둔 채, 남은 부대원들과 오랜만에 게임을 했다.

저녁 날씨를 보니 참 좋았는데… 이상하게 창문을 열어 놓았던 내 방으로는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바깥 공기를 시원하게 마시고~ 운동을 하고 들어오니, 한결 몸이 가볍다.

마음은..?

다시 해야 할 회사 일들을 보니 무겁다… 힝… T.T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