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위대한 모험

“빙산이 녹고 있다고?” 란 책과 함께 회사 정보센터에서 골라 온 이른 바 ‘펭귄 Choice’ ^-^v.. 앞서 책 속에 담긴 썰렁함과 달리 DVD 속에는 생명과 사랑이라는 위대한 과업을 위해 실제의 현실을 살아가는 고귀함이 담겨 있었다.

황제 펭귄의 사랑

불쑥 튀어나온 배에 짧은 팔과 더 짧은 다리. 긴 부리와 검은 등 색깔 덕분에 체형의 한계(?)에도 여전히 남극의 신사로 멋을 한껏 발하는 모습이 펭귄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저 귀여운 모습으로만 알고 있던 펭귄의 한 해 살이를 직접 좇아간 감독의 눈 앞에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함께 하고 있었다.

매 년 남극의 가을이 되면 펭귄들을 무리를 지어 그들의 성스러운 고향으로 이동한다. 위험한 빙산위가 아닌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대륙 위의 안전한 곳으로. 그렇게 십 수 일을 걸어 도착한 곳에서 그들은 일부일처, 1 년간의 사랑의 가약을 맺는다.

지독한 부모사랑

자기 알을 품는 펭귄의 모습은 이전에는 몰랐던 놀라움 자체였다. 지구 상에서 가장 추운 남극의 겨울, 잠깐이라도 땅에 닿으면 얼어버리고 마는 그들의 다음 세대를 위해 펭귄 부모는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번갈아 가며 알을 품는다.

영화 속에서 설명되지는 않았지만 유심히 보니 펭귄이 알을 품는 것은 분명히 쉽지 않은 자세였다. 알을 받친 자기 발등을 높이 들어올려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고 행여 떨어질까 조마조마하며 아장아장 걸어 대형을 만들고, 서로의 체온 속에 눈보라를 피하는 모습.

쉽지 않은 세상

그렇게 태어난 어린 생명에게도 순간 순간 위기가 닥쳐왔다. 멀리 먹이를 구하러 나간 어머니가 돌아오지 못하기도 하고 ㅡ 자기 자식에게만 먹이를 주는 펭귄의 습성 상 이는 새끼의 죽음도 의미한다고 했다 ㅡ 나쁜 갈매기(물론 그들도 치열한 삶 속에 있겠지만..)의 공격에 갓 시작한 걸음마를 이어가지 못하기도 하고..

멀리 아름다운 남극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진 환타지 아닌 현실 속 세상의 모습에 기쁜 웃음과 진지한 걱정이 오고 갔다. 한참 몰입해 있다 잠시 옆을 보니 어두운 거실 쇼파 한 켠에 놓인 펭귄 인형 발견! 갑자기 그 녀석의 변함없는 미소가 부러워졌다.

힘내서 다시 한 주를 시작해야겠지. 창 밖에 추운 밤 공기가 지나간다.

- 終 -



펭귄 - 위대한 모험 [dts]
뤽 자케 감독/KD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