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실에서 우연히 신문 1면에 실린 이 사진을 보게 된 것은 어버이날 늦은 오후였습니다. 강렬한 색상이 사용된 그림들에 대해 기자는 “이 곳의 노인 분들이 자기 얼굴이나 보고 싶은 사람들을 그린 것, 치매 노인 분들의 인지 능력과 정서를 살펴보기 위한 활동”이라고 설명해 두었지요. [기사보기]
할머니 찾아뵙기
이 공간에 저희 할머니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 대해 말씀 드린 적이 있었던 것 같네요. 결국 형님이 결혼을 하고 저 역시 결혼하고 출가를 하게 되면서 할머니는 요양원에서 하나님 곁으로 가실 날들을 기다리시게 되셨습니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매 달 찾아뵈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늘 그렇듯 교만한 분주함에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 게 수 개월째였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할머니와 부모님을 위해 승혜가 곁에서 기도할 때면 ‘아차..’ 싶었지요. 정말 오랜만에 서부시립 요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잠깐 열려있는 1층 강당에서 승혜가 저희 할머니께서 그린 그림을 발견했지요. 누구 얼굴을 그리신 것인지는 잘 느낄 수 없었지만, 왠지 할머니의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것 같아 걱정이 앞섰습니다.
감사와 그리움
여전히 반가운 모습으로 맞아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은 다행히도 큰 변함이 없었습니다. 제가 결혼한 것과 형이 아기를 갖게 됐다는 사실이 수 많은 반복에도 Update 되지 않는 것도 변함이 없었죠. ^-^ 늘 같은 말씀을 반복하시는 것도 그랬지만, 오히려 이런 할머니의 일관된 모습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저만의 욕심은 아닐까요.
한 시간 남짓 만남을 뒤로 하고 이번에도 변함없이 할머니는 손자와 손자 며느리 손을 붙잡고 기도해주셨습니다. “이들을 굳세게 하시고 강건케 하시며 주님의 반석 위에 세워달라”고.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우리가 되게 해달라”고.
초등학교 때부터 들은 할머니의 기도가 늘 새로운 것은 제게 넘치는 은혜입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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