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2 월 6 일 (수) 저녁 - 스모그가 장난 아니네요.. 이런이런..

아침 신문에 63 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이 소개됐다. 하늘 한 켠은 파란 빛인데, 그 아래는 회색과 갈색빛이다. 오늘 저녁 뉴스에는 이런 스모그 현상의 주범은 “온난한 겨울날씨 때문” 이라고 보도됐다. 사실.. 우리들이 내뿜는 매연과 공해 때문 아닌가.. 아무도 “우리 잘못” 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어제보다 일찍 일어나서 서둘러 영어학원으로 향했다. 아침 7 시 30 분. 비교적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지하철 안에 “Subway Sales Man” 이 계셨다. (와..) 다들 아침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피곤하고 지친 사람들 사이로 러시아워 지하철 안의 적막함을 그 아저씨가 깨셨다.

“여기 여러분이 정말 좋아하시는 향기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참 이 향기를 좋아하신다고 해요. 바로, “헤즐낫~!” 향깁니다. 에~ 이 향기로 말할 것 같으믄, 자다가도 번뜩 일어나 내일을 생각할 수 있고, 사랑하는 연인과 냄새만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마법의 향기지요.”

“여러분이 ‘커피집’에서나 맛보셨을 이 향기를, 이렇게 이른 아침에 제가 지하철 안에서 맡아보시라고 들고 나왔슴다. 자, 자, 여기 이렇게 세 봉투를 제가 들고 다닐테니까니, 냄새를 훌훌 맡아 보십쇼~”

아저씨는 사람들 틈을 헤집고 Hazel Nut 향기가 베어있는 물건을 들고 돌아다니셨다. 여느 인테리어 소품 가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 보나마나 천연이 아닌 인공 향료일 텐데..

“자, 자, 어떻습니까? 여러분 이 향기 여러분 사무실로 쭈욱~ 가져가고 싶으시죠? 그쵸? 자~ 이 것이! 문방구에서 3 천원, 슈퍼에서 6 천원, 백화점에서 세일해서 9 천원 되겠슴다.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지하철에선 1 천원이죠! 좋은 하루 되십시요~!”

꾸벅.. 인사한 아저씨는 아직도 잠들은 사람들에게 헤이즐 넛 향기를 전하며 다시 한 바퀴를 도셨다. 서있던 나는 듣고 있던 음악에 방해가 된 이 아저씨의 행동에 계속 내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몇 개나 팔릴까?’

쩝.. 바라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팔리지 않았다. 0 개… 아저씨는 그동안 얼굴 가득히 지어 보였던 웃음을 흘려 보내시고 조용히 자기 짐을 챙기셨다. 그렇게 묵묵히 다음 칸으로… 그곳에서도 아침 지하철 안에 “헤즐낫 향기”(!) 를 전하시리라.

문득 사도 바울이 증거한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는 구원 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 좇아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 좇아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것을 감당하리요 (고후 2:15-16)”

난 그 때 무슨 향기를 발하고 있었을까.. 아침 지하철 안에서, 여기 저기 퍼져가고 있을 헤이즐넛 향기가 갑자기 부러워졌다.

“하나님.. 저를 들어 써 주세요.. 저도 저렇게 향기를 내겠습니다…
  하나님께 웃음을 드리는 향기가 되겠습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