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ile
지난 달 출장 중 잊고 있던 곳으로부터 하나의 메일이 왔다. 웹호스팅 회사에서 이제 내가 사용 중인 서비스의 최신 php 제공을 중단한다고.
Goodbye, Word Press
그러고 보면 이 사이트를 관리는 커녕 새로운 글쓰기조차.. 하지 못한지 어느새 또 수 년의 시간이 흘렀다. 학창시절부터 신입사원 때까지는 혼자만의 독백으로나마 몇몇 이야기들을 남겼는데 이젠 시대도 달라졌고 쓰는 글의 대부분은 업무용 이메일 뿐 내 이야기를 적어본 것은 기도문 말고는 별로 없었던 듯.
여러 변화의 흐름 속에도 도메인을 입력하면 출력되는 글들을 가끔 살피며 ‘아직 작동하고 있구나’ 라는 수준에서 넘기고 다시 AI 프롬프트에게 대화를 건네던 시간들. 그런데 이제는 호스팅 회사가 예전 서비스들의 보안 설정을 지켜줄 수 없다고 하니 거의 등 떠밀리듯 내 사이트 안으로 들어왔다.
오랜만에 FTP Client를 다시 깔고 서버 안의 여러 폴더들을 살피며 ‘이거 큰일이다..’ 싶었지만, 결국 또 AI에게 묻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방법을 찾아 이제 새로운 판갈이를 더했다. 그간 누적된 데이터를 살핀 AI는 친절하게도 “90년대 말 제로보드, 텍스트큐브로부터 워드프레스로 이어져 온”이란 DB 구조를 설명하며 링크가 깨졌던 이미지까지 모두 되살려줬다.
1시간 만에, 더하기 하루
이번 추석 연휴를 맞이하며 가족들과 여행 대신 집에서 휴식을 선택하며 계획했던 “kyj.kr 구하기”는 그렇게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모든 데이터 정리를 끝내고 이사 준비를 마쳤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추천 받았지만 고민 없이 호스팅 업체를 떠나 Github로 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Astro로 작업 시작.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 생긴 새롭고도 놀라운 결과 앞에서 여기저기 AI 맘대로 & 멋대로 부린 과장된 표현들을 가지치기하며 ‘내가 이렇게 만족함이 없었는지’ & ‘역시 꼰대가 된 것인가’ 스스로 점검했지만 AI는 지치지 않았고 다행히 나도 그랬다 ^^.
그렇게 이미 완성된 페이지 구조를 고치고 더하고 가다듬고 서로의 실수를 격려하며 지금의 모습이 일단 완성됐다. “Latest”란 표현은 달았지만 최신 글과 사진들이 벌써 3년 전이라니. 그냥 그 때에 멈춤도 아무런 의미 없진 않았지만 평생을 함께 할 기록 & 일기장들로 시작한 만큼 다시 생각을 키보드로 옮겨 본다.
새로운 출발
새롭게 완성된 구조에 Last mile을 천천히 느리게 끌고 온 만큼 이제는 도착했다고 머무르지 않고 이 공간을 틈틈이 계속 채워가고 싶다. 예전 글들을 읽으며, 오래된 사진들을 바라보며 ‘와..’ & ‘에고..’ 싶다가도 수정 버튼을 누르지 않은 것은 빼기 아닌 더하기로 만들어갈 처음의 바램 그대로.

연도별 더해진 글들의 수를 보니 전형적인 log 그래프에 완만해진 long tail 속 지금이 있음이 확실하지만, 그래도 종료될 서비스가 아닌 새로운 집과 모습을 찾아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을 지켜가는 공간이 되길 소망한다.
어느새 말로 털면(?) 그럴듯 하게 글로 표현해 주는 Agent들이 주변에 가득한 시대지만,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생각과 사고의 과정을 문장들로 적어내는 것은 계속 해내고 싶은 과정이다. 짧은 시간에 가능해진 일들이 많아진 만큼 오래 더해진 시간들이 더욱 가치 있는 결과가 되길 기대하며.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